포스터를 참 잘 만들었다. 이미지 하나로 영화의 느낌을 충분히 전달해준다.
영화에 나오는 노래들도 영화와 잘 어울리는데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김민홍이 음악을 맡았다고 한다.
아직 이 영화를 안 본 사람들은 포스터와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만으로 영화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는 청춘이라는 말보다 88만원세대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지금의 20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난 옥탑방에 살았었고(지금도 반지하 신세지만) 동생 때문에 흑석동 산동네를 돌아다닌 적이 있어서 영화의 배경이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늘 넋이 나가 있는 듯한(마치 소울폰 광고의 계란 남자?처럼) 주인공들의 연기가 처음엔 너무 오버한다 싶었는데 점점 그게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수연과 동호가 입을 다물고있고 눈빛이 살아있는 순간이 몇 번 안나오는데 그게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을 때다. 그 외에는 바보같아 보일 정도로 멍한 모습이 요즘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더 안타까웠다.
가슴을 후벼파는 대사와 장면들이 많았다. 아래 예고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도 좋지만 난 영화 초반에 수연이 아버지와 배란다에서 대화를 나누는 씬이 가장 좋다. 아버지가 수연에게 여러 번 수연에게 힘드냐고 물어보고 수연은 계속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수연도 아버지에게 힘드시냐고 물어보는데 아버지도 괜찮다고 한다. 하숙생 신세인 아빠와 취직도 못하는 딸이 엄마가 깰까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처량하지만 나에겐 가장 따뜻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수연은 들어가고 아버지는 담배를 한 대 더 피우려는데 라이타가 고장나서 안켜진다. 이 때 한마디 "되는 게 없네." 아...
수연과 동호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어서일까 아직도 영화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무대공포로 공연을 못하고 괴로워하는 수연의 모습은 내 모습이자 우리 세대의 모습이다. 수연의 외침처럼 가장 많이 피해를 당한 세대이고, 택시를 타도 갈 곳 없는 수연처럼 기댈 곳 조차 없는 불행한 세대가 지금의 20대가 아닐까. 수연은 영국으로 유학을 가면 여기보다 나을 것이라 꿈을 꾸지만, 동호집과 현의 집, 친구집, 피씨방 어디를 가나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것처럼 영국을 가더라도 다를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그 것을 보여주는 것이 유학까지 다녀와서는 고작 여자한테 얹혀사는 현의 모습이다. 물론 영화에서 수연은 영국에 못가고 공항 자판기 커피만 뽑아 마신다. 그게 제일 맛있다며...
그래도... 꿈꾸라고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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